쟌쟌아,
아빠가 2013년에 뉴스에서 이런 제목을 본 적이 있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선언, 아시아·아프리카·유럽 잇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그때 아빠는 그냥 이렇게 생각했어.
아,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걸 하는구나. 경제리포트를 받으니 이런 것도 알게 됐네.
하고 끝이었지. 단순히 그런게 있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보니,
어느덧 10년이 지나서 다시 그 뉴스를 떠올리니까, 등골이 서늘해지더라.
그건 단순한 일대일로가 아니었어. 중국이 달러 패권을 흔들기 위한 거대한 전략이었거든.
오늘은 아빠가 다시 그 이야기를 보고 생각한 이야기를 해줄게.

왜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을까
일대일로란 중국이 추진하는 초대형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야.
그렇다면 중국은 왜 갑자기 세계 곳곳에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을까?
2013년 9월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학 강연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공동 건설 구상을 처음 제안했어. 그게 바로 일대일로의 시작이야.
( 중국은 이전에도 개발도상국에 차관을 제공했지만, 2013년 일대일로를 시작하면서 그 규모와 목적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커졌어.)
근데 왜 하필 이 시기였을까?
그즈음 중국 경제엔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어.
바로 과잉생산이야.
당시 중국의 철강, 시멘트, 유리, 태양광 패널 산업은 생산 능력이 국내 수요를 크게 넘어선 상태였어.
그래서 2000년대 내내 엄청난 속도로 공장을 돌렸는데, 어느 순간 만드는 것보다 팔리는 게 적어진 거야.
중국 정부 스스로도 2013년 과잉생산 문제 해결을 위한 지침을 통해 자국 산업의 구조적 불균형을 공식 진단했어.
남는 자본, 남는 철강, 남는 시멘트, 이걸 어디에 쓸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어. 우리가 직접 시장을 만들면 되잖아.
가난한 나라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중국 기업이 항구·철도·도로를 짓게 하는 거야.
재고도 팔고, 일자리도 만들고, 차관 채권도 생기는 구조였지.
전문가들은 일대일로의 목적에 대해 급속하게 늘어난 산업의 과잉 공급 해결,
지역간 불균형 극복, 그리고 위안화의 국제화를 꾀하는 데 있다고 평가해.
일대일로의 진짜 설계도 ㅣ 패트로 위안화를 위한 위안 결제망
쟌쟌아, 아빠가 달러의 전쟁 이야기에서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 핵심 비결은 석유를 달러로만 사고팔게 만든 것이라고 했지. 이게 페트로달러야.
중국은 이걸 깨고 싶었어.
석유 거래가 위안화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각국 중앙은행과 기업들은 무역 결제를 위해 위안화를 보유해야 해.
그렇게 되면 위안화는 국제통화로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었지.
근데 문제가 있었어.
이란·러시아·중동 산유국들이 위안화로 석유를 팔려고 해도, 결제망이 없었던 거야.
은행도, 항구도, 파이프라인도 전부 달러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었거든.
그래서 중국이 한 일이 뭔지 알아?
직접 혈관을 만든 거야.
일대일로는 포괄하는 나라만 155개국, 세계 인구의 75%,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수십년에 걸쳐 추진되는 장기 국가전략이야.
이 항구들, 철도들, 파이프라인들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었어. 위안화가 흐를 수 있는 새로운 결제망의 혈관이었지.
실제로 중화인민공화국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 원조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 준비통화화를 목표로,
자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권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스리랑카가 무너진 날 ㅣ 부채함정의 실제
이렇게 좋아보일 것 같았지만, 반면에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어. 스리랑카국가의 이야기인데,
스리랑카라는 나는 섬나라야. 인도 아래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중동 석유가 아시아로 오는 인도양 길목에 있지.
중국은 수출입은행을 통해 차관을 제공하면서 중국 항만회사인 자오상쥐에 공사를 맡기는 조건을 달았어.
스리랑카에 함반토타 항구는 2010년 11월에 개장했는데, 규모는 남아시아 항구 중 최대였지.
하지만 항만이 완공된 후에 배가 들어오지 않았어.
2012년에 콜롬보 항에는 3,667척의 배가 접안했지만, 함반토타에는 34척만 들어왔어.
항만은 적자가 누적됐고, 스리랑카는 빚을 갚지 못했지.
결국 2017년 12월, 스리랑카는 함반토타 항구 운영관리회사 지분 70%와 99년간 항만 운영권을
중국 항만기업 자오상쥐 그룹에 넘겼어
빚 대신 항구를 주었고, 그러면서 경제는 계속 나빠졌어.
스리랑카는 독재와 내전 등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 채,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까지 무너지면서 2022년 국가부도를 선언했어.
이게 부채함정 외교야. 갚기 어려운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고, 못 갚으면 전략적 자산을 가져오는 방식이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었어. 이게 계획된 부채함정인지, 스리랑카 내부의 정치 실패 때문인지 하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함반토타 항만은 주권 훼손과 전략적 종속의 상징이 됐다는 거야.
미국은 어떻게 맞섰을까
미국도 가만히 있진 않았어.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란 제재야. 이란을 SWIFT 국제 달러 결제망에서 차단해버렸지.
중국이 위안화로 이란 석유를 사는 건 막을 수 없었지만, 이란이 국제 무역을 하기 어렵게 만든 거야.
또 미국과 G7은 더 투명한 방식으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며,
PGII(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를 만들었어.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야.
그리고 2026년, 결국 이란에 직접 군사 행동까지 나섰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진짜 이유, 어제 글에서 다뤘으니 다시 봐보자)
체스판 위에서 두 나라가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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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정리
쟌쟌아,
2013년 아빠가 그 뉴스를 봤을 때 채널을 돌렸던 게 지금도 생각나. 맥락을 몰랐으니까.
세상의 뉴스는 단독으로 읽으면 그냥 사건이야.
근데 연결해서 읽으면 전략이 보여.
일대일로는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었어.
그건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장기 프로젝트였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야.
나중에 쟌쟌이 뉴스를 볼 때, 아빠처럼 채널 돌리지 말고 1초만 더 생각해보자.
이게 왜 지금 나오는 걸까?하고.
그 1초의 질문, 그 질문 하나가 세상을 다르게 보이게 해줄 거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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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전쟁 4편] 중국 디지털 위안의 야망
쟌쟌아, 오늘은 중국 이야기야.미국이 달러로 세계를 지배하는 동안, 중국은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어. 총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야.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는 디지털 돈으로 판을 바꾸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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