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돈을 줄 때 우리는 왜 더 가난해질까?
쟌쟌아,
아빠가 오늘은 좀 불편한 이야기를 해줄게.
코로나19 때 기억하니?
나라에서 모든 국민에게 돈을 줬어. 재난지원금이라고.
처음엔 다들 좋아했지. 아빠도 솔직히 반가웠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뭔가 이상한 걸 느꼈어.
분명히 돈을 받았는데, 생활이 나아진 것 같지가 않더라고.
왜 그랬을까?

돈이 늘어나면 물건값도 올라간다
경제에는 아주 단순한 원리가 있어.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수요)이 늘어나는데,
물건이나 서비스의 양(공급)이 그대로라면?
→ 가격이 올라가. 이걸 인플레이션이라고 해.
나라에서 현금(지원금)을 뿌리면 사람들 지갑이 두꺼워지잖아.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학원비 부담이 만만치 않으니,
지원금이 나오면 학원비로 많이 쓰는경향이 있어.
(실제로 아빠도 쟌쟌이의 키즈카페를 이용하려고
이용금액을 충전했거든.)
그런데 학원 선생님의 수가 갑자기 두 배가 될 수는 없잖아?
그리고 배추밭도 하루아침에 넓어지지 않듯이.
→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만 올라가니까
결국 가격표만 바뀌는 거야.
실제로 코로나 재난지원금 이후
학원비, 외식비, 서비스 물가가 눈에 띄게 올랐어.
받은 돈이 물가 상승으로 다시 빠져나간 거지.
자산 있는 사람만 더 부자가 된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어.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그 돈은 어디로 갈까?
소비재보다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
부동산이 오르고, 주식이 오르는 거야.
집이 있는 사람은 앉아서 자산이 불어나.
그런데 집이 없는 사람은?
물가는 오르고, 집값은 더 올라서 오히려 격차가 벌어져.
나라가 돈을 준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더 멀어지는 역설이 생기는 거야.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산 불평등 지표가 악화됐다는 건 이미 통계로도 확인된 사실이야.
그럼 지원금은 무조건 나쁜 걸까?
꼭 그렇지는 않아.
경기가 너무 침체돼서 소비 자체가 얼어붙었을 때는
지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어.
문제는 전 국민에게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야.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과 자산격차라는 부작용만 키우게 돼.
아빠가 쟌쟌에게 전하고 싶은 말
나라가 돈을 준다고 할 때, 기뻐하기 전에 한 번쯤 물어봐.
"이 돈은 어디서 온 걸까? 나중에 어떤 형태로 다시 나가게 될까?"
공짜 점심은 없어.
다만 청구서가 늦게 올 뿐이야.
다음 편에서는 고유가지원금 이야기를 해줄게.
공급이 막혔을 때 돈을 푸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